저에게는 두 명의 소중한 아들이 있습니다.저는 7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아버님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셨고, 어머님은 농사를 지으셨습니다.불교 집안에서 태어나서 중학교를 졸업할 까지 엄격한 교육자이신 아버님 밑에서 자랐습니다.중2때 파라티푸스를 앓았서 중학교를 4년이나 다녔습니다.원하던 고등학교 진학을 못하고 미션스쿨에 입학했습니다.교회 다니라는 학교의 강요에 의해서 엑스플로 74가 열렸던 1974년 부터 저의 신앙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영어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원하던 대학 진학에 실패했습니다.학적을 두고 재수하기로 하던 차에, 목사님 아들인 친구가 모 신학대학에 원서를 낸다고 하자 "내 것도 내 달라."고 했습니다. 전체 634명 중에서 11등을 했고, 반에서 2등을 했고, 간부생활을 한 제가 저보다 공부를 못한 친구들이 대학 뱃지를 달고 Time지 옆에 끼고 다니는 모습을 바라볼 수 없었기에 서울에서 반수생활을 시작했습니다.신학대학에서의 생활은 한마디로 참담했습니다.난방도 안되는 기숙사, 대학1학년생들인데도 벌써 classmate는 목사가 다 된 것 같았습니다.성경을 줄줄 외는 용산삼일교회 송 태근 목사님, 어찌 그리 잘 생겼는지 같은 남자인 제가 바라봐도 멋지게 생긴 대전 새로남 교회 오 정호 목사님, 신체 장애를 가진 분이 찬양을 율동을 하며 잘 가르치는 변 규정 목사님, 시각장애인이면서도 장애인들에게 복음 전하는 선교단체를 만들겠다는 야심을 가진 총신대학교 시회복지학과장인 이 재서 교수님 등등 모두가 제가 가까이 갈 수도 없는 분들이 수두룩했습니다.하지만, 저는 대학의 낭만을 찾았으나, 낭만은 커녕 새벽 세시 오십분만 되면 새벽기도하러 가라고 깨우시는 사감 장로님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습니다.대학을 졸업하던 해인 1984년에 양지선지동산에서 공부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지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목사 사모가 되고 싶어서 저와 결혼했던 아내와 저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들은 대학 4학년과 대학 3학년이 되었습니다. 대기업에서 편한 생활을 하던 저는 형과 함께 가구공장을 운영하다가 사업을 접게 되었고 학습지교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엠에프는 저를 시베리아 벌판으로 내몰았습니다. 하루 아침에 학습지교사를 그만 두게 되었고 새벽에는 신문배달, 낮에는 모텔 청소원, 충전원, 주유원, 오토바이를 타고 냉면배달, 보험대리인, 자가용 운전기사, 택시운전기사, 교회 음향기기 기사, 스테인드 글라스 설치기사 등등 제가 거쳐온 직업 수를 헤아려보니 17가지나 되었습니다."제발 밥 먹을 때는 책 좀 읽지 마라, 책 그만 읽고 잠 좀 자라."는 말을 듣고 자란 큰 아들이 K대학에 합격했습니다.다섯째 형님은 "드디어 우리 가문이 SKY 집안이 되었다, 가문의 영광이다"라면서 대학 등록금 전액을 주셨고 매달 적지 않은 금액을 생활보조비로 주셨습니다. 둘째 형님은 기숙사비를, 셋째형님은 컴퓨터를 사주셨고 온 집안이 축제 분위기 였습니다. 아버지인 저는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었습니다.다만 새벽을 깨우며 두 아들 위해 기도한 것 밖에 없습니다."공부하라"는 말은 한번도 해 본적이 없습니다."성경요절 암송하라, 쉬어 가면서 공부하라."고는 한 적이 있습니다.그렇게 아버지로서 해 준 것이 없었는데 베트남 선교여행을 다녀 온 큰아들이 저에게 준 선물을 받고 콧등이 시큰해지고 눈물이 나오려고해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남 몰래 울고 말았습니다.질도 좋지 않고, 디자인도 형편 없는 베트남 산 넥타이 하나.....다만 기도 밖에 해 준 것이 없는데, 친구들 입고 다니는 명품 운동화, 점퍼 하나 사준 적이 없는 이 못난 아버지에게 아들은 용돈 아끼고 아껴서 자기가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절제해 가며 모은 돈으로 선교여행 다녀오면서 넥타이를 사 온 것입니다. 큰 아들과 달리 둘째 아들은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얼마나 공부를 하지 않았으면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못하고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형이 명문대학에 다니자 자극을 받았는지 무섭게 공부하더니 워커힐 근처에 있는 신학대학에 진학을 했습니다.저는 이런 게 기적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영어교사를 대학 1학년 때부터 해 온 제가 제 둘째 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려다 포기하고 말았습니다.손이 먼저 올라가고 욕설이 튀어 나와서 도저히 가르칠 수가 없었습니다. 세상에 고등학생이 중학교 1학년 영어교과서를 읽고 해석하라고 했는데 해석하기는 커녕 읽지도 못했었습니다.그러던 녀석이 성적장학증서를 저와 아내에게 선물로 안겨준 것 입니다.감동 그 자체였습니다.저를 감동 시킨 선물은 바로 큰 아들의 넥타이와 둘째 아들의 성적장학증서 입니다."휴상아, 연상아, 올곧게 자라 주어서 고맙다. 사랑한다."천성을 향해 가는 나그네가 노원고을을 지나며...영어성경부 담당 정 봉진 전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