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예수님의 이름으로 문안 드립니다. 부활절을 잘 보내셨습니까? 이번 주간 르완다는 1994년 제노사이드를 기억하는 추모 기간으로 1주일동안 모든 나라가 그간의 아픔을 되새기며 우울한 분위기로 조용히 보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관공서와 학교가 쉬며, 일반 상점들도 오전만 문을 열고 오후는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다시는 이 땅에 비극적인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반성하고 화해와 상처의 치유를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년 이맘때가 되면 그때의 기억들이 되살아나 사람들이 매우 우울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3월에 르완다 정부는 종교시설에 대해 대대적인 점검을 통해서 전국 13,000개의 교회 중에 6,300여개의 문을 닫게 했습니다. 주요 명분으로는 시설미비, 무자격 성직자, 위생 등의 이유로 문을 닫았으나 한국 속담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일”이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이미 수도 키갈리에만 700여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고, 시골교회들까지 합쳐서 전국 교회의 50% 정도가 문을 닫은 상황입니다.  새로이 문을 열려면 교회진입로 보도 설치, 물탱크 확보, 화장실 확보, 윈도우 설치 등 구비 여건을 완료한 후 재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시골 교회들은 재정적 상황이 어려워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예배 처소를 잃어버린 성도들의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시골에는 주로 2~3시간씩 걸어서 교회에 예배드리러 가곤 하는데 다른 교회에 가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라 교회가 속히 문을 열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지난번 루린도 교회를 방문했을 때 받았던 Insight로 키냐르완다어로 성경암송 소책자를 드디어 만들었습니다. 이번에 정부의 교회시설점검으로 루린도교회도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루린도 교회를 다녀왔습니다. 현지어 성경암송 소책자를 성도들에게 200여권 나누고 다음에 갈 때는 말씀암송에 대한 조그만 시상을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번 헌금시간에는 눈물이 많았습니다. 살아있는 토끼 한 마리가 헌물로 나왔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싱글맘 가정에 교회가 토끼를 분양했는데 토끼가 새끼를 낳아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헌물을 바친 성도의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루린도 교회성도들은 교회를 살려보겠다고 화장실도 새로 짓고 눈물 나는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교회를 방문 할 때마다 성경암송 소책자 보급을 꾸준히 이어가려고 합니다. 

주중에는 주로 키갈리에 있는 대학들을 방문하여 학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교회나 카톨릭 성당에 다니는 학생들을 많이 만나지만, 여기서 교회를 다니는 것은 단지 교제의 장이나, 의례적인 일로써, 형식적인 종교활동의 일부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가끔씩 무슬림 학생들도 만나는데 오히려 그들이 더욱더 열정이 있고, 신실한 경우도 많아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합니다. 그 중에 지속적인 교제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양육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성경암송 소책자 현지어번역에 이어 이번에는 키냐르완다어로 전도폭발복음제시 소책자를 만들었습니다. 학생들이랑 영어로 하다보니 이해도 못하고 답답해서 아예 키냐르완다 버전도 같이 만들어보았습니다. 대상자를 만나니 조금씩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깨닫게 해주십니다.

시골에 있는 교회 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교회를 대상으로 태양광패널을 이용한 전등설치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상 교회를 물색하고 답사를 한 후에 자재와 장비들을 구비하여 설치하고자 합니다.  시골에는 아직도 전기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교회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전기가 연결되어 있다 하더라도 전기료가 워낙 비싸서 감당할 수준이 안됩니다. 지금 르완다교회는 어둡고 힘든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영향도 있지만 이 시간이 주님께서 작정하시고 르완다를 새롭게 바꾸시는 복음의 참 빛을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기도합니다.

동희 동건이는 학교생활에 적응에 별 문제 없는 수준까지 도달했지만 가끔씩 한국이 그리워질 때가 있기도 합니다. 5월말에 방학하면 가족과 함께 6월에 한국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매일 매일 그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누리 건축과 관련하여서는 이전 공사업체와는 계약을 종료하고 나머지 마무리 공사는 다른 업체와 하려고 업체를 선정 중에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시간 개념은 한국과 많이 달라서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선교사님들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조그만 한 일 하나라도 충성되게 일 할 수 있도록 마음을 새롭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단지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만 하셨노라고 말 할 수 있는 그날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기도제목

- University of Kigali대학내 소그룹 신앙공동체(가정교회)가 세워지도록

- 르완다에 준비된 영혼들에게 언제나 복음을 증거하는 도구가 되게 하시고 성경암송소책자가 보급된 시골교회에 말씀이 뿌리내리도록

- 나누리병원 게스트하우스 마무리공사가 은혜롭게 완공되게 하소서

-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영육간에 강건하시고 아버지 시력이 회복되시도록

르완다에서 김기현 박지만 동희 동건 올림